너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서.
나만 아는 너의 조각들이 하나씩 쌓여갈수록, 기분이 좋아.
이를테면 네 뒤통수에 조용히 숨어 있는 하얀 머리카락 한 가닥,
네가 매일 차고 다니는 시계가 정확한 시각보다 2분 느리다는 사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같이 보러 와주지만
사실은 그런 영화가 몹시도 싫고,
너는 액션 영화를 훨씬 좋아한다는 것.
그렇게 작고 사소한 조각들을 모으는 일이 좋아.
네가 무심히 흘려놓은 순간들 속에서,
너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서.
그러다 문득,
문득 궁금해졌어.
너만 알고 있는 나의 조각들도 있을까 하고.
너는 나를 어떤 조각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혹시 아무것도 없을까.
물어보고 싶다가도,
정말 아무것도 없을까 봐,
그게 너무 두려워서,
오늘도 조용히 입을 다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