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이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편했어.
그 당시 나는 조용히 사라지는 법을 연습하고 있었어.
대화 속에서, 웃음 속에서,
조금씩 뒤로 물러섰어.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나는 대답하기 전에 잠시 멈춰.
다른 사람을 부른 것일까 봐.
난 나 자신이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편했어.
아무도 날 묻지 않으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어느 날 오랜만에 내 이름을 들었어.
낯선 목소리였지만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내 몸 어딘가에서 울려 퍼졌어.
그때 알게 되었어.
난 사라지고 싶지 않았어,
단지, 너에게 부름을 받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