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는다.

몸은 눕고, 숨은 이어진다. 그 외에는 아무 일도 없다.

by 이브 Eve

나는 살아 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이유는 잃었다.


하루는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는다.

눈을 떠도 어둠은 그대로고,

눈을 감아도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몸은 눕고, 숨은 이어진다.

그 외에는 아무 일도 없다.

심장은 뛴다.

그러나 그 소리는 멀리서 들린다.


이불의 무게가 몸을 누른다.

공기마저 움직이지 않는다.

무언가를 느끼려 하지만,

느껴야 할 이유가 없다.


나는 천장을 바라본다.

하얀 공간에 아무것도 없다.

그곳에 나의 생각도,

이름도, 이유도 없다.


이제 나는

살아 있다는 사실만 남았다.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비워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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