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손등을 덮었다.

따뜻하진 않았지만.

by 이브 Eve

빛이 손등을 덮었다.

따뜻하진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한 닿음이었다.


창문 사이로 스며든 빛은

먼지를 태우지 않았다.

그저 그들 사이를 조용히 통과했다.

나는 손을 들어 그 빛을 가렸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드는 미세한 입자들.

그 틈새로 세상이 들어왔다.


감정은 여전히 없다.

그러나 감각은 남아 있었다.

공기의 무게, 빛의 움직임,

눈꺼풀에 닿는 미세한 따스함.


나는 그것을 느낀다.

이유도 의미도 없이,

그저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빛은 사라졌고,

손등 위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분명히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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