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먹던 음식엔 함께 한 날들이 묻어있다.
아버님과 같은 기관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나는 늘 점심을 함께하는 것이 고역이었다.
연세가 드시면서 소화가 잘 안 되신다며 언제나 밥 종류 그중 탕이나 찌개 위주로 식사를 하셨기에 면 종류를 좋아하는 나는 항상 정해진 코스대로 하루는 설렁탕, 다음날은 차돌된장찌개, 다음날은 부대찌개 다음날은 나주곰탕 이런 식으로 매주 로테이션되는 정해진 점심을 먹곤 했다.
점심 메뉴도 문제지만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과 편히 점심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그러지 못한 나에게는 아버님과의 식사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동안 살아계실 때 함께 다녔던 식당을 거의 가질 않았다. 질려서라기보다는 왠지 그곳에 가면 아버님과의 지난날이 떠올라 마음이 아파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제 출장 중 점심때를 놓쳐 근무지로 돌아오다 눈에 띈 00쌈 밥집.
그곳에서 매주 한 번은 점심때 차돌된장찌개를 아버님과 함께 했는데....
이제 6년이란 세월이 지났는데 괜찮겠지 하며 들어섰다.
밥때가 조금 지난 때라 그런지 손님 한 명 없이 낯이 익은 종업원들만 있었다.
혼자 차돌된장찌개를 시켰다. 나오는 반찬이 예전 그대로다. 펄펄 끓으며 나온 차돌된장찌개 맛도 예전 그대로다. 하나도 변함이 없이 그대로인 식당 안에서 너무나도 당연히 어쩌면 늘 함께 해서 조금은 불편했던 나의 앞자리에 늘 계셨던 아버님만 보이지가 않는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진다. 괜찮다 생각했는데, 변함없는 음식과 그 음식의 맛을 보는 순간 바로 6년 전 아버님과 함께 했던 때로 돌아가 버린다.
나오는 눈물을 꾹 참고 겨우 식사를 마쳤다. 차돌된장찌개가 너무 맛있어서 그래서 더욱 슬픈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