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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네이버 May 15. 2024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밥은 전부입니다!

아내 없이 3주 살기: 밥만이라도 잘 먹기

"제발 밥만 먹고살지 말아 줘"

한국에 가기 전 아내가 신신당부했다.

내가 오로지 밥만 해 먹이고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 마음에 한 소리를 한다.


아직 주부 1단도 안 되는 나에게는 밥만 해 먹는 것도 엄청난 일이다.

아내가 없는 3주, 나에게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밥은 전부이다.


아내가 없는 3주, 나는 아내가 보면 기겁할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막내딸, 칼 들어, 자 지금부터 야채 썰어!"

 

막내딸이 진짜 칼을 들었다!

이제 7살인 막내딸아이에게 칼을 쥐어 주고는 양파, 토마토, 감자 등등 온갖 야채를 썰도록 했다. 엄마가 있다면 상상도 못 한 일이다.


"둘째 딸, 너는 볶아!, 

앞으로 너는 쿠킹을 담당하는 거다, 알았지?"


"아들, 너는 설거지해!"


엄마의 성역이었던 주방은

엄마가 없는 틈을 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한 주 동안 매일, 매일 아이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비록 시간은 더 걸렸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요리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한다.


짠~~~ 그간 일주일 동안 아내 없이 세 아이들과 함께 만든 음식들!

종류도 다양하다. 제육볶음, 나쵸, 타코, 해물짬뽕, 볶음밥, 떡볶이, 콘슬로, 치즈 감자전 등등을 만들어 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누렸다. 자기들이 만든 음식이어서 그런지 반찬 투정을 하지 않는다.


내가 봐도 반찬 투정할 음식이 없다. 

전부다 자기들이 원하는 요리를 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절반은 성공이다.

밥만이라도 잘해 먹고 있으니 말이다.



추신:

펭귀니님, 제가 '밥은 전부입니다'라는 글 쓴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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