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멕시코로!

응답하라 멕시코, 1999년 3월 5일

by 긍정의 힘

난 지금 캐나다 밴쿠버에 있다. ‘왜?’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난 지금 멕시코로 간다는 사실이다. 밴쿠버에 있는 동안 어딘가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내면 깊숙 곳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내가 멕시코를 가는 이유.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나라라서?’ 아니다.

그럼, ‘멕시코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도 아니다.


‘그럼 왜?’ 바로 저렴한 비행기 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행시간이 임박해도 팔리지 않는 표는 가격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렇다. 난 이틀 후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반값으로 구했던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발 멕시코 마자틀란행이다.

여행 계획을 짜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부랴부랴 서점에 들러 배낭여행의 가이드북이라고 불리는 ‘론리플래닛: 멕시코’와 멕시코 전국 지도 한 장을 샀다.

밴쿠버 길거리에서 만난 멕시칸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즉석에서 여행지를 추천받았다.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여행 준비를 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전혀 예측이 안 된다. 이 또한 배낭여행의 묘미라고 애써 자위한다.


계획에 없던 곳이었지만 다른 문화권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여간 설레는 일이 아니다.


‘심장이 뛴다. 두근두근!’

‘자! 이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거다. 멕시코!’


오전 9시 출발 예정이었는데 기체 결함으로 인해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출발한다. 비록 3시간 반이나 지체되었지만 승객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그런 모습에서 여유를 느낀다.


지금 기내는 거의 축제 분위기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여행하는 무리가 여기저기 보인다. 마치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여름에 M.T 가는 기차 안과 분위기가 흡사하다. 서로 웃고 떠들며 즐거워한다.


이 와중에 나만 혼자다. 그래도 좋다. 홀로 떠나는 여행의 매력을 만끽할 것이다. 모험가 득한 이번 여행이 마치 ‘서바이벌 게임’처럼 느껴진다.


‘난 꼭 살아남아야 해.’


해가 질 무렵, 드디어 목적지인 멕시코 '마자틀란(Mazatlan)'에 착륙했다. 공항부터 여느 나라하고 풍기는 인상이 다르다.


‘태양빛이 강렬하다.’

‘살에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면서도 보드랍다.’

멕시코에 도착했음을 확인이라도 하듯 한껏 숨을 들이마신다.

활주로에 착륙한 비행기. 걸어서 공항건물로 이동한다.

모든 여행 경로와 시간 배분 등을 종합해 본 결과, 마자틀란에서 다음 경유지인 과달라하라로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첫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계획대로 되면 그건 배낭여행이 아니지.’


버스터미널에서 캐나다 달러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있는 돈은 오로지 캐나다 달러. 여행 전 알아봤을 때는 캐나다 달러도 현지 화폐처럼 취급한다고 들었는데. 난감하다.


근처 환전소에서 열 손가락을 동원하고 계산기를 두들겨가며 멕시코 페소로 환전한다. 역시 터미널이라 환율이 좋지 않다. 그래도 어쩌랴. 저녁 8시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산다. 대략 6시간 반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갈 길이 멀다. 도착하자마자 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