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연년생
연년생 남매맘의 육아 고군분투기
어쩌다 연년생 남매맘이 되었다. 남편이나 나나 둘 다 아이를 좋아하고 형제가 있다 보니 막연히 아이는 둘 정도 낳겠거니 했다. 하지만 막상 육아난이도 극상의 첫째를 키워보니 자연히 둘째 생각이 사라졌다. 평소 무던한 편이라 육아스트레스 없을 것 같다고 자신만만했던 내가 생각보다 아이 키우는 데 있어서는 예민하고 걱정 많은 편임을 알게 된 후로는 더더욱 그랬다. '하나만 제대로 잘 키우자'
그런데 웬걸? 모유수유 끝낸 지 꽤 된 것 같은데 생리를 하지 않고 며칠 컨디션이 좋지 않아 혹시나 싶은 마음에 해봤던 임신테스트기에서 선명한 두 줄이 나왔다. 지금 태어난 둘째에겐 다소 미안한 이야기지만 테스트기를 보고는 펑펑 울었다. 아직 아기인 첫째에 대한 미안함, 육아를 잘 해낼 수 있을까에 걱정,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들에 대한 염려 등으로...
다행히 임신은 체질인지 입덧이나 큰 이벤트 한번 없이 임신 기간을 평온히 보냈다. 출산도 첫째에 비하면 순산이었다. 다만 육아는 생각보다도 더 난항을 겪고 있다. 첫째 예민하면 둘째 순하다고 누가 그랬는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둘째. 아기 낳고 조리원을 나온 이후부터 나에게는 휴식시간이 하나도 없다. 말 그대로 24시간 풀 육아 중이다.
둘째는 발육아라더니 그 말 뜻도 이제는 알겠다. 아기띠로 둘째를 안은 채, 혹은 요람자세로 둘째를 안거나 수유한 채로 첫째와 놀아주다 보니 발이 흡사 손이 되었다. 70 여일쯤 되니 이제 발가락이 손가락 뺨치게 유연하다. 첫째가 좋아하는 뽀로로펜 틀어달라할 땐 발가락으로 버튼 꾹! 책 읽어달라할 땐 발가락으로 책 넘기기, 뭐 가져다 달라할 땐 엄지와 검지 발가락으로 집어서 쏙! 웃픈 이야기지만 요즘 손보다도 발을 더 많이 사용하는 듯하다.
언제쯤 나와 남편의 육아가 순항으로 바뀔까? 100일의 기적은 너무 이른 것 같고 돌까지로 목표를 잡아본다. 부디 1년 뒤에는 웃으며 주변에 연년생을 강력 추천하고 다니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그날까지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힘내보자.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