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남편이 몸이 안 좋았다. 오한에 고열까지 시달리다 보니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애들 낮잠시간 맞춰 수액을 맞았다. 그러고는 종일 괜찮더니 새벽부터 또 끙끙 앓았다고 한다. 그런 남편을 옆에서 보며 '으이구 맨날 나보고 옷 따시게 입고 감기 걸리면 안 된다고 잔소리하더니!'라고 놀렸던 나도 오늘부터 감기몸살이 왔다.
처음에는 목이 칼칼하더니 조금 지나 오후부터는 콧물이 줄줄...좀 더 지나니 열도 나고 몸이 으슬으슬 춥다. 보기와는 달리 잔병치레가 없는 나는 감기가 잘 안 걸리거니와 걸려도 하루만 아프고 땡인데 어째 코로나 이후로는 자주 아픈 듯하다. 출산하고 육아하며 면역력이 약해진 것도 한몫하겠지...
둘 다 골골대고 있는 상황에서 연년생 아가 둘을 보는데 오늘 하루 너~무 힘들고 너~무 미안했다. 에너지 넘치는 첫째는 오늘 하루 우리가 놀아주지도 못했고 지루하고 외로운 첫째는 하루종일 애착이불을 돌돌 말아 귀에 꽂아 넣으며 누워서 뒹굴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했다. 둘째는 컨디션이 안 좋은지 계속 보채 어깨가 부서질 것 같은 통증에도 온종일 안고 있었다. 앉으면 귀신 같이 알고 울어대는 통에 계속 서 있었더니 다리까지도 얼얼한 것이 그야말로 몸 성한 곳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그저 오늘 하루 얼른 지나서 아이 둘을 재우는 시간만 되기를 기다렸다.
엄마는 아프면 안 된다더니 그 말을 실감한 날이다. 육아하니 아픈 건 죄다. 내가 아프니 나뿐 아니라 아이들까지도 하루가 엉망이다. 오늘 아기 둘 재우면서 '미안해 내일 엄마가 꼭 나아서 재밌게 놀아줄게 오늘 밤에는 푹 자면서 엄마 얼른 나을 수 있게 도와줘'라고 했는데 오늘 아가들이 푹 잘 잤으면, 그리고 나도 내일이면 거짓말처럼 뿅 나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기들은 제발 옮지 말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자! 건강하자!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 가족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