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이처럼 봐주리
네 눈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좋아!
요새 수유하다 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이 세상에 나를 이렇게 빤히 봐주는 사람이 어디 또 있을까? 15-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젖을 빨면서 뚫어지게 보는 눈. 그 눈동자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나도 잘 보인다. 눈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이상하다. 내가 진짜 엄마이긴하구나. 그제서야 내가 엄마라는 사실이 실감이 난다.
첫째 때는 모유수유로 씨름한다고 수유가 스트레스였다. 분유로 돌리고 나서도 꽤 오랜 기간 동안 사레들림으로 고생해 수유시간이 두려울 정도였기에 이렇게 나를 바라보는 아기에 집중한 적이 잘 없었다.
둘째 역시 첫째의 방해로 수유시간이 마냥 평온한 것은 아니나 연이은 육아로 마음에 여유가 좀 생겼달까? 분태기가 와서 수유량이 적으면 요즘 입맛이 없겠거니 나중에 또 잘 먹겠지 하고 넘기는 여유. 또 첫째 때는 온전히 하루를 첫째에게만 쏟았지만 둘째는 그런 시간이 적기에 그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다 보니 이런 사소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사실 조금만 지나도 이렇게 나만 빤히 보는 눈을 볼 수 없다. 아기는 금방 다른 신기한 것들을 찾아 나서느라 주변을 두리번거리겠지. 아직까지는 자기를 안아주고 먹여주고 재워주는 이 존재가 궁금해서 보는 것일 뿐.
이렇게 빤히 나를 봐주는 시간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그 눈 속에서 활짝 웃으며 '공주 맛있어~?' 하고 말해주는 내 모습이 너무 따뜻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