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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자룡 Sep 04. 2023

갑자기 글을 쓰기 두려워진 당신에게..

이 글이 용기가 되기를

언제라도 대체될 수 있는 회사의 톱니바퀴로 살 때는, 나의 말과 글에 영향력이 실리지 않는다. 상사에게 받은 임무를 묵묵히 실행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19~34세 평균 근속 기간이 3년도 채 되지 않는 이 시대에, 회사에 기대서 벙어리처럼 사는 것만큼 미련한 일도 없다. 어디에 있든지 당신도 조만간 본인만의 프로젝트에 ‘풍덩’ 뛰어들어야 한다. 



이때 단기간에 낯선 사람한테 실력과 매력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하고, 그들과 자유롭게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 무기는 논리 정연한 글이다. 적어도 글 쓰는 게 두렵지 않다면, 자유로운 소통을 할 수 있다. 당신은 수많은 사람과 협업을 이끌어내며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글쓰기 실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브런치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글을 공개하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당당히 내보내는 것이다.



세스고딘은 <린치핀>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유일한 목적은 그 일을 끝내는 것이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더라도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 세상에 내보내는 일에는 블로그 글의 발행 버튼 누르기, 판매팀에 프레젠테이션 하기, 전화받기, 머핀 팔기, 추천서 보내기 등도 포함된다. 내보내는 일은 당신이 한 일을 일단 세상에 던져버리는 것이다. 


작품은 완성하고 세상에 노출할 때만 성장이 따라온다. 긴장감 없이 글을 쓰면 조잡하고 헐거운 글만 양산된다. 많은 사람한테 당신의 글을 보여주고 평가를 받으면, 보완해야 점이 보이게 된다. 누군가의 비평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본다고 의식할 때 글을 잘 쓰려는 압박감이 생겨난다.



글을 내보지 못하는 한 가지 이유는 ‘맹목적 비난이 두렵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의 글을 보고 신랄하게 욕할까 봐 두렵다. 당연히 욕을 먹으면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다. 타인의 지적에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서다. 남들을 확실하게 설득하고 싶어서다.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으려면, 바지에 물이 젖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피드백을 받게 된다. 

그럴 때는 이 말을 기억하라. 글은 당신의 인격을 반영한다. 하지만 인격 그 자체는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그저 생각의 일부만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멘탈에 흠집이 날 이유가 전혀 없다. 다른 사람은 당신 자체를 거부할 수 없다. 게다가 글이 당신의 온전한 가치를 대변하지도 않는다. 



악플은 사뿐히 무시하라. 사람들이 흔히 하는 조언 중에 ‘다른 사람의 소중한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인터넷상에 정제되지 않은 의견은 ‘소중’ 하지 않다. 전후 사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댓글 남기는 사람은 공룡만큼이나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악의적으로 하는 불평불만, 인신공격에 1초도 귀 기울 필요가 없다. 악플 따위에 관심이란 먹이를 주지 말라. 바로 차단하고 삭제하라. 본인의 귀한 에너지를 누추한 곳에 쓰지 마라. 

악플 남기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악플을 남겨서 상대 마음을 불 싸지르고, 글이 지워지면 역시 소인배라고 욕한다. 나는 자유롭게 욕할 권리가 있고, 상대는 의무적으로 맞아야만 한다는 논리를 펼친다. 우스울 뿐이다. 속이 베베꼬인 사람을 일일이 상대할 만큼 인생은 한가롭지 못하다. 



백 번 양보해서 그런 악플에도 취할 점이 한두 가지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이렇게 상상해 보자. 누군가 역겨운 설사똥이 잔뜩 묻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케이크를 제작해 왔다. 지상 최강의 달콤함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우선 똥부터 전부 핥아야 한다면, 나라면 그딴 케이크 줘도 안 먹겠다. (우웩)



악플은 이런 식이다. 입으로 오물 한 바가지 토해 놓고, 그래도 코딱지만큼은 유용하니까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 조금도 와닿지 않는다. 그런 글이 겁나서 작품 활동을 피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악플에 신경 쓰지 말라는 이야기에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의 이야기를 빌려보자. 마케팅의 그루라고 불리는 세스고딘은 책을 출간하고 <퍼블리셔스 위클리>라는 잡지에서 본인이 쓴 책에 대한 비평을 30개 정도 읽었다. 29개는 긍정적이었는데, 1개만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글은 세스고딘과 그가 한 일을 눈물 나게 가혹하게 비판했다. 세스고딘은 그 후 며칠 동안 계속 그 일을 곱씹으며 부정적인 생각을 했다. 결국 그 시간 동안 자신이 쓴 글에 대한 다른 평가를 찾으려고 했고, 실제로 글은 한 자도 쓰지 못한다. 



결국 한 사람의 비평에만 신경 썼을 분이지만, 글을 쓰려는 노력조차 멈추게 되었다. 세스 고딘은 그 후에 리뷰나 트위터를 뒤지는 일을 그만두었다고 고백한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섬겨야 할 진짜 소중한 독자들에게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다. 12,000명 청중 앞에서 연설하고 수많은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작가의 말이니 믿어도 좋다. 남의 차가운 시선 따위에 신경 쓰지 말고, 본인 작품을 더 세련되게 만드는 것에만 초점을 두자. 본인의 글로 다른 사람에게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에만 전념하자. 

노파심에 말하지만 외골수가 되라는 게 아니다. ‘소중한 의견’은 적극 청취해야 한다. 내가 강조하는 건 본인이 믿고 신뢰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라는 거다. 혹은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실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둬라. 그저 어중이떠중이의 말에 휘둘리며 고귀한 작품 활동을 내려놓지 말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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