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에나 "요새 젊은이들은 옛날과 다르다"는 말은 없었던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닐 것이다. 삶의 경험에서 쌓인 지혜가 단순한 지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은 누 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진면목은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면 잘 알기 어렵 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적인 요소가 중요시되는 조직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 해 터득한 know-how가 중요시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기성세대들이 보기에 이른바 "요새 젊은이"들의 행동은 미숙하고 불안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군 조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요즘 이등병들, 요즘 젊은 간부들이 어떻다는 등의 말이 사라질 날이 없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자칫 기성세대와 젊은이들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기성세 대는 '요새 젊은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철없는 경거망동쯤으로 치부해 버릴 수가 있고, 요 새 젊은이들은 기성세대를 변화를 두려워하는 '수구적'인 집단이라고 폄하하는 경우가 생길 여지가 다분하다. 이에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지침과 방향을 설정해야 할 필요성 이 생긴다. 이른바 '개혁'이다. 근래에 들어 우리나라 각계각층에서 '개혁'이라는 말이 화두 가 되고 있다. 너도나도 개혁을 외치고, 지금까지의 행태와 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문화 를 만들어 내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사회뿐만 아니라 군에서도 다년간에 공자사상과 군자의 책무 219 걸쳐 조직개편을 포함한 의식구조 개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고인 물 은 썩기 마련이라는 격언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시대적 상황에 발맞추려는 노력은 생 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개혁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라는 것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있어야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이미 오래 전에 답을 제시한 사람이 있다. 공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공자 는 이른바 난세(亂世)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원칙을 제시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 다. 그는 난세에 처한 인간과 군주에게 현실적 처세술이나, 난세-준난세-태평성세로 이어 질 수 있는 점진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더욱이 난세에도 시대를 잘 타고나면 출세 할 수 있다거나, 난세와 태평성세는 순환하니 때를 기다리라는 식의 처술을 말하지도 않았 다. 그는 다만 요. 순시대의 태평성세를 이상으로 삼고, 그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근본적 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공자가 바라던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의 주장은 당시 사회에서 그야말로 혁명적인 주장이다. 그의 제자였던 자로가 공자에게 '을 바로 세운다는 말씀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에 공자가 말한 것은 난세를 극복하 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 정치 혹은 삶의 원칙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또한, 공자는 난세를 극복하기 위한 군자(君子)의 역할을 강조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군자는 특정한 지위를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라 는 의미를 지닌다. 이른바 '사회의 지도층'이라고 하면 유사할 것이다. 요컨대 공자는 개혁 을 위한 원칙과 원칙을 주도적으로 구현할 사람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