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왜 필요할까?
지식을 가진 자가 그렇지 않은 자보다 생존의 질과 양이 낫다는 말이 있다. 지식을 가진 자가 더 오래 살고 더 잘 산다는 말일 것이다. 이 말은 편의성이라는 물질적인 측면에서도 맞고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맞다. 아니 맞다고 본다. 지식이 삶의 도구로서 기능하리라는 것은 자명하지 않을까? 부는 세습할 수 있지만 지식은 세습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를 물려주는 것 자체가 지식을 물려주는 것이 아닌가? 부를 이룬 지혜와 유지해 가는 지혜를 함께 가르쳐 줘야 할테니까 말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것 자체가 이미 지적인 자산을 물려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식이 이렇게 삶의 도구적인 성격을 지닌다면 지식이 많을수록 힘이 커질 것이다. 더 많은 도구를 가지고 있는 것은 물리적인 힘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이다. 한 국가가 가진 군사력의 크기와 강약은 그 나라가 가진 무기체계를 통해서 판단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래서 지식은 도구화됨으로써 지식을 가진 자에게 힘을 부여한다. 지식 분야 중의 하나인 기술이 그것을 가진 사람에게 힘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지식은 도구화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말이 된다. 즉 지식은 도구화으로써 효용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쓰지 못하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 상식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 패러다임이 변해서 그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를 발견한다면 또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