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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징악

속을 뚫어 줄 해결책이 있으면 하는 바람

by 혜운

마동석은 장르이다.(마동석은 왜 하나의 ‘장르’가 됐나 < Culture < LIFE < 기사본문 - 시사저널 (sisajournal.com)) 범죄도시 2부터 마동석은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하나의 장르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마녀, 범죄도시, 베테랑, 공공의 적..이런 영화들의 공통점이 있다. 나는 이 영화의 공통점을 영웅 이야기라고 하고 싶다. 권선징악을 기반으로 한 영웅 이야기이다.


이런 영화에 나오는 이른바 영웅들의 활약을 보면 통쾌하다. 권선징악 스토리는 실제라면 시도해 보지도 못할 일을 속 시원하게 풀어 주니까 말이다. 특히 마동석이 나오는 영화는 아주 통쾌하다. 이 배우는 험악하게 생겼지만 왠지 정감 있다. 나를 해코지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어벤저스 시리즈에도 출연했던 만큼 그의 영화는 한국판 어벤저스라고 해도 무색할 정도로 액션 장면이 좋다. 누가 마동석 같은 덩치에게 덤비랴? 존재 자체가 악인들에겐 위협이 될 것이다. 그가 악인을 응징하는 모습을 보면 통쾌하고 가슴이 뻥 뚫린다.


선악이 대결하는 구도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명확한 것 같다. 나와 남을 구분하면 내가 이기는 것이 선이다. 나의 지평이 확장되는 만큼 선과 악의 범위도 커진다. 진영 논리니 이데올로기가 다 그런 나의 지평을 반영한 관념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논란을 잘 살피면 나의 지분은 별로 없음을 알 수 있다. 나도 부화뇌동 한 점이 많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나만 쏙 빼면 저쪽이나 이쪽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마동석이 장르가 되면서 모든 일이 권선징악의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관념이 보편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긴 한다. 회색지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싸움이 날 뿐 아니라 발전이 더디다. 여기인지 저기인지 고민하는 와중에 이도저도 아닌 제3의 길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각을 새로이 하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마동석은 참 좋은 배우다. 장르라고 불리기 전에 그가 맡았던 악역 역시 찰떡이다. 주인공도 찰떡이고 악역도 찰떡이면 마동석은 연기를 참 잘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보기에 그렇다.- 마동석을 보면서 선악의 역할을 넘나드는 연기자처럼 권선징악의 차원을 넘어서는 생각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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