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다 보니 글쓰기가 더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쓰는 것은 방금 읽은 내용과 딴판으로 흘러가는 것인데, 배우고 익히기가 이처럼 어렵다.
몇 달 전에 하루에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다. 모임에 나온 친구 하나가 자기는 매일 아침에 블로그에 글을 한 편 올린다고 했다. 교수이기도 하지만 매일 새벽에 일어나 그 일을 한다고 해서 적잖이 놀랐다. 학창 시절에 알던 그 친구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또 다른 친구는 한 해에 학술지에 내는 논문만 서너 편이 넘는다. 학술 논문을 그렇게 많이 쓸 수 있는 능력이 부럽고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부럽다. 뒤늦게 박사학위를 하겠다고 도전을 했는데 논문의 진도를 영 진척시키지 못하는 내 모습과 대비되어 우울해진다.
누가 지나가면서 내게 건넨 말이 있다. '여건이 안 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네가 하기 싫어서 그런 것'이라는 말이다. 뜨끔했다.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영영 영감님이 안 오신다는 말도 했다. 발버둥 쳐야 안 오려던 영감님도 오신다고. 아르바이트에 육아를 하면서도 해 내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절실함이 더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