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일기 11. 변호사 사무실의 복잡한 관계

고용 변호사의 현실: '내 일을 네가 해야 한다'의 진실

by 예변의 서재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표변호사와 고용변호사의 관계는

일반 회사의 고용주와 피고용인,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와는 사뭇 다르다.


회사에서는

상사와 부하 직원의 위계와 업무분장이

명확히 그려진다면,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이곳의 고용주는

내게 월급을 주는 '사장님'이자,

같이 일하는 변호사이다.


소송위임장에 담당변호사로서

함께 이름이 올라감과 동시에

함께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의뢰인을 직접 상담하고,

소송을 진행하며,

사건을 마무리하는 업무까지

고용 변호사가 사실상 혼자서 맡는 경우가 흔하다.


가파른 절벽 끝에 내몰린 새끼사자처럼,

또는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고용변호사가 이렇게 모든 업무를 책임지고 결정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불안하기만하다.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빠르게 익히고,

실무를 배우는 속도는 가파르게 올라갈지도 모른다고 최면을 건다.

하지만 그런 배움이 실존하는 것인지 모르겠고,

부담감과 불안감을 상쇄할 만큼의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사장님"이라는 위치 때문에

스승이나 동료라기보다는

"내 일을 네가 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기대감이

부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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