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일기 5. 같은 옷을 마주한 난감함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by 예변의 서재

첫 출근 날, 나는 작은 설렘과 긴장을 안고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런데 상사의 목에 걸린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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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내가 난생처음으로 선물받은 명품 목걸이와 똑같았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색상과 크기까지 완전히 같은 동일한 제품이었다.

심지어 상사는 목걸이뿐 아니라 귀걸이와 팔찌까지 풀세트로 착용하고 있었다.

난 겨우 목걸이 하나 있을 뿐이니,

처음 목걸이를 선물받았을 때의 벅찬 감동은 사라지고,

명품이 채워주길 바랬던 특별함은 사라졌다.


요즘 그 브랜드가 유독 인기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 상사와 내가 똑같은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는 건 복잡미묘한 감정을 불러왔다.

상사라는 위치 때문인지 더 위축되었고,

내 개성도 퇴색된 것처럼 느껴졌다.


출근길 화장대 앞에서 ‘오늘 이 목걸이를 하고 가도 될까?’하다가도

그녀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고,

같은 목걸이를 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챈다면 어색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내 목걸이는 평일 내내 서랍 안에 갇혀 있다가, 주말에서야 빛을 본다.

회사와 무관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 목걸이를 하고 나가면 안도한다.

5일 동안 억눌린 존재감을 2일 동안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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