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억압하는 법정 안에서는 ‘감정’이 불편한 증거가 된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는 말
소송 과정 내내 반복해서 들었던 말이다.
“감정을 앞세우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 말이 나를 겨냥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감정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감정밖에 남지 않은 사람이었다.
피해자에게 “감정적이다”라는 말은
또 다른 비난이 될 수 있다.
법정의 형식 논리를 넘어서서,
감정도 하나의 진술로 존중받아야 한다.
감정과 감성은 다르다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너무 감성적이다, 그래서 설득력이 없다.”
그러나 감성(感性)은 감정(感情)과 다르다.
감정은 순간적인 반응이고,
감성은 세상을 섬세하게 느끼는 능력이다.
나는 감정적으로 무너진 게 아니라,
세상을 너무 오래 참고 견디면서
상처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다.
그게 내 감성이었고, 나의 생존이었다.
감정이 없는 논리는 없다
논리는 사람을 설득하지만
감정은 사람을 움직인다.
감정이 실리면 하소연,
감정을 참으면 무기력.
그 사이에서 피해자는 늘 이성의 무기를 쥘 수 없는 위치에 놓인다.
감성은 말할 자격을 만든다
나는 말할 수 있어야 했다.
내가 살아온 날들과,
아이들이 받아온 상처와,
지금 이 재판이 왜 중요한지.
그 말들은 비문이 많았고
문장이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든 글에는
삶의 감성과, 견딘 시간이 담겨 있었다.
나에게 남은 언어는 감정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감정이 많아서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잊히고 지워지지 않기 위해,
살아남은 감성으로 이 글을 쓴다.
법정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말들,
서면 밖으로 밀려난 문장들,
그 모든 것들을
나는 지금,
감정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