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싸움의 시작이었다.
벌써 4년째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대형 로펌에 기대지 못했다.
늘 혼자였다.
‘나홀로 소송’으로,
버티고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나라에서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주었지만,
그 누구도 내 삶의 간절함과 억울함을 대신 말해주지는 않았고,
말투도, 문장도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였다.
나는 그 틀 속에서
30년의 결혼 생활과 14년의 별거 생활을
'하소연'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하소연조차 기록되지 않았고,
반영되지도 않았다.
3년의 소송이 그렇게 무력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이제,
나는 다시 가사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싸움 앞에 서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하소연이 끝난 후, 정신이 맑아졌다.
말하지 못했던 날들에
침묵으로 묶여 있던 나는
법 앞에서 드디어,
처음으로 ‘내 입으로’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법은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지만,
그 순간은 분명
침묵을 깬 나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