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야기
두려움 속의 대기
가사조정실 앞에서 아이들과 함께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그 순간만큼은 함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조금은 붙잡아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되어 상대방이 들어오는 순간, 심장은 또다시 요동쳤다.
법무사나 대리인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직접 가정폭력 가해자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요청은 모두 거절당했다
조정위원은 말했다.
"당사자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밖에 있어야 합니다."
나는 간절히 물었다.
"아이들과 함께 들어가면 안 될까요?"
"상대방과 분리해서 조정할 수는 없을까요?"
돌아온 답은 냉정한 거절뿐이었다.
아들의 눈에 남은 상처
나는 불안과 두려움에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조정위원은 판사에게 전화를 걸며 냉소적인 태도로 응답했다.
그 장면은 대기실에 있던 열여덟 살 아들의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아들은 충격과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뛰쳐나갔고, 한참 후 돌아와 눈물로 말했다.
"엄마가 우는데, 조정위원이 그렇게 반응하는 걸 보고 충격받았어요.
법이 피해자를 이렇게 대하다니... 너무 실망했어요."
피해자는 또다시 울어야 했다
그날의 조정은 결국 불성립으로 끝났다.
분리조정은 형식에 불과했고, 피해자를 위한 별도의 보호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가해자는 뻔뻔하게 한 치의 양보도 없었고 당당했다.
피해자인 나는 끝내 공포 속에 흔들려야 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상처를 떠안아야 했다.
남겨진 질문
법정은 정의의 이름으로 열려 있었지만,
그 안에는 피해자를 위한 자리가 없었다.
나는 다시 묻고 싶다.
"법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