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기일에서 판사가 던진 한마디
이혼 판결이 확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또다시 법원의 문을 두드려야 했다.
이번에도 잘못한 상대방이 제기한 민사소송, 이름도 낯선 ‘소유권이전등기’라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사건명은 단지 껍데기에 불과했다.
실질은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과 채무인수 문제가 얽히고설킨 복잡한 사건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피고가 되었고, 또다시 법정에 서야 했다.
끝나지 않는 소송
이혼소송이 끝났을 때, 나는 이제 더는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곧바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나와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은 내 이름으로 담보가 잡혀 있지만,
대출의 주채무자는 상대방이다.
법원은 재산분할을 5:5로 정했지만, 은행은 채무인수 자체를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즉, 판결문 속 명령은 현실에서는 결코 이행될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상대방은 집을 팔아서라도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피고의 자리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로서 어렵게 이혼을 했지만, 법정에서는 그런 사정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차상위계층으로 복지 지원을 받으며,
미성년 자녀를 혼자 돌보고 있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생계를 이어가야 했고,
소송에 필요한 비용은 나에게 너무도 큰 부담이었다.
법원에 소송구조 신청서를 제출했다.
소송비용(인지대, 송달료 등) 전부를 면제받기 위해서였다.
그 신청서의 첫 줄에는 이렇게 적었다.
사건명: 소유권이전등기
하지만 실질은 재산분할과 채무인수 문제에 관한 사건입니다.
서류를 작성하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혼이 끝났음에도 나는 여전히 법정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해야 했고,
아이들은 또다시 불안을 견뎌야 했다.
판사가 던진 한 마디
조정기일에서 판사가 물었다.
“집을 팔면 채무가 다 정리되지 않습니까?”
순간, 나는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집을 판다는 말은 곧 우리 가족의 마지막 보금자리를 버리라는 말이었다.
나는 간신히 목소리를 냈다.
“판사님, 그 집을 팔면 저와 미성년 자녀는 당장 살 곳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그 말이 얼마나 전달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법의 언어는 현실의 눈물과는 너무 멀리 있었다.
끝나지 않는 싸움
이제 나는 단순히 억울하다는 말로만은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채무인수불가 통보,
미성년 자녀의 주거 안정,
가정폭력 피해자로서의 현실적인 어려움,
이 모든 것을 증거로 모아, 법원에 보여주어야 한다.
나는 아직도 싸우고 있다.
하지만 이 싸움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다.
내가 법정에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더는 이런 부당한 판결로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서류 더미 사이에서 나는 문득, 작은 소망을 떠올린다.
언젠가는 아이들과 함께 이 집에서 벗어나
안정된 삶을 시작할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법정에서의 나의 외침이
누군가의 삶을 지키는 힘이 되기를.
그날까지, 나는 끝까지 기록하고 말할 것이다.
이것이 진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