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산다는 건, 감정을 접는 연습이 아니라 사랑을 가르치는 시간이었다
엄마가 되는 일은, 준비된 일이 아니었다
나는 언제 엄마가 되었을까.
첫 아이를 품에 안은 그날?
아니면,
첫 울음을 듣고 놀라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그때?
사실 엄마라는 자리는
‘누군가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와 함께 자라며 생긴 자리였다.
아이의 첫 발자국,
아이의 첫 말,
그 모든 순간들이 나를 엄마로 만들었다.
엄마라는 자리는 고사리 같은 아이의 손을 잡는 순간이 쌓여서 생긴 내 이름이었다.
엄마로 산다는 건
감정을 감추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아팠던 날,
무서웠던 날,
억울했던 날에도
아이 앞에서는 괜찮은 척을 해야 했다.
눈물이 나도 웃어야 했고,
속이 무너져도 “밥 먹자”는 말을 먼저 해야 했다.
그렇게 나는
감정을 접는 연습을 하며 살아왔다.
아이가 나를 다시 일으킨다
지쳐서 쓰러질 것 같은 날,
아이의 말 한마디가
나를 다시 일으켰다.
“엄마, 나 기다렸어.”
“엄마, 나 잘하고 싶어.”
“엄마, 나 잘할 수 있을까.”
그 말들은
내가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준 말들이었다.
내가 엄마로 살아올 수 있었던 건
아이 덕분이었다.
나는 지켜야 할 누군가가 있었고,
그래서 무너지지 않았다.
엄마가 된 이후 나는
무서움을 이겨냈고,
법 앞에 섰으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감히 도전하지 못했을 용기들.
그러나 엄마였기에
그 모든 걸 해냈다.
엄마라는 자리는 나를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강하게 만들었다.
이제 나는 안다.
엄마이기 전에 나는
한 사람의 딸이었고,
누군가의 친구였으며,
꿈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엄마이자,
한 사람의 나 자신이다.
엄마라는 이름,
그것은 나를 억누른 이름이 아니라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 이름이었다.
엄마라는 자리는
결국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든 자리였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아이 곁에서,
그리고 내 곁에서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