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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Aug 31. 2016

꿈은 이루어진다. 그것도 빠르게

August 30th, 2016

어제 생장에 도착해 보니 중세 느낌의 예쁜 성채와 흰색집이 너무 예쁜데, 오리손까지 가야하는 부담에 전혀 둘러보지 못하고 출발해 아쉬움이 있었다. 여기까지 다시 오는 건 정말 어려울텐데하며 아쉽지만 생장을 바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꿈은 이루어진다더니  하루만에 생장에 다시오게되었다. (이유는 조금 뒤에..)

꼭 다시와보고 싶었던 생장에 다시와서...




아침 7시반부터  오리손에서 걷기시작해 론세스바예스까지 18km를 걸어 피레네를 넘었다. 론세스바예스에 거의 다다른 무렵 지나가던 한국인 한명이 나에게 여권 잃어버리지 않았냐고 묻는다. 순례자 사무소에서 한국인 한명이 여권을 두고갔는데, 만나는 한국인마다 여권있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그럴리가 하면서 가방을 뒤져보니 크레덴셜만 덩그라니있고, 같이 있어야할 여권이 없었다. 

론세스바예스에 도착하여 사무실에 방법을 물어보니 버스 시간을 알려주었다.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4시반쯤 사무소에 도착하니 사무소에서 봉사하시는 할머니들이 반갑게 웃으며 "너가 그놈이구나" 하며 여권을 돌려준다. 볼에 뽀뽀해야 한다고 웃으며 이야기하기에 손으로 뽀뽀를 건네드리고 사무소를 빠져나왔다. 

7시10분에 론세스바예스로 오는 버스가 있어 3시간 동안 생장을 돌아다녔다. 여유있게 셀카봉을 흔들고 성채와 성안, 마을을 돌아다녔다. 허기진 배를 1유로짜리 바게뜨와 우유로 때우는데, 프랑스 바게뜨가 맛있다는걸 처음 느꼈다. 그동안 파리바게뜨를 먹으며 바게뜨는 맛이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비록 1유로짜리이지만 바삭한 빵껍질과 촉촉한 빵 안쪽이 조화를 이루는데  매일마다 바게뜨를 먹는 프랑스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찌보면 아찔한 순간이았지만, 아마도 평생 다시 찾기는 힘들 수도 있는 생장에서 1유로짜리 바게뜨를 들고 실컷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원래 주제인 까미노로 돌아오자.
오리손에서 론세스바예스까지는 전날 오리손까지의 코스에 비하면 무척 수월했다. 거리는 조금 길었지만, 안개와 바람이 불어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다.  안개속으로만 십몇km를 걸어 풍경을 전혀 볼 수 없었지만 가장 힘든 구간을 가장 시원하게 넘을 수 있었고, 중요한 것을 바로 찾을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왕복 버스로 못본 풍경도 봤으니, 뭐 ...


P.S. 
#1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산을 오르는데, 멀미가
나서 너무 힘들다.  때론 버스보다 걷는게 편하다.

#2
론세스바예스에서 접수 대기 중인데, 한국인이 정말 많다. 일행인듯한 분들이 두서너팀은 돼 
오늘 보이는데, 가볍게 인사를 하는데, 왜 인사하냐는 표정이다. 몇일동안 혼자 다니다보니 반가운 마음이었는데, 일행으로 다니는 그분들 입장에선 그냥 낯선 사람이었을 뿐이었을 것 같다. 

#3
버스를 타서 요금을 물으니 운전기사가 "씽코"라고 말한다. "팟캐스트를 들은 보람이 있어" 라고 혼자 뿌듯해하며, 5유로를 건넸다. 

#4

늦은 밤에 하늘을 보니, 별이 가득하다. 은하수가 펼쳐져있고,  하늘에 촘촘히 별이 박혀있다. 여유를 깆고 감상하고 싶지만, 들락거리다 다른 이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몇분 지켜본 것으로만 만족하기로 했다.

해리포터 영화 같은 광경의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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