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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Sep 04. 2016

고추장과 라면을 얻다

로르코에서 로스아르코스까지, 9/3

로르코에서 초저녁부터 잠이 들었다가, 옆 침대 캐나다 할아버지가  잠들기전 마신 포도주를 토하는 소리에 11시 반에 잠에서 깼다. 잠도 깼고 숙소가 덮기도하여 밖에 나와보니 별이 하늘에 가득했다. 주변 도로에 가로등이 있어 론세스바예스 만큼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가득한 별을 보고는 새벽에 깨어 걷기로했다.


5시반부터 별길을 걷기시작해 10km쯤 걸으면 마치 중세시대에 온것깉은 느낌의 에스텔라에 다디르게된다.  아침 8시밖에 안됐지만  지친 발을 위해 길에 앉아서 잠시 쉬는데, 젊은 한국인 여성분이 우리말로 인사를 한다. 돌아보니 미국인 한명과 한국인 두명이 일행으로 우리말로 동물 이름을 얼려주며 유쾌하게 걷고 있었다. 그 일행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걷다가 행선지를 물으니 로스 아르코스를 목표로 걷고 있다고 한다. 행선지는 같았지만 걷는 속도도 다르고 갈림길에서 다른 코스를 선택해 그 일행과는 갈라졌다.


어쨌든 새벽부터 2시까지 몇개의 마을을 지나고, 마지막엔 그늘도 거의 없는 평야지대를 12km나 걸어서 로스 아르코스에 도착했다. 공립 알베르게를 찾아 침대를 배정받고, 샤워를 하고, 삘래를 걸고 있는데 아까 지나쳤던 일행도 같은 숙소로 찾아왔다. 까미오 6일만에 첨으로 한국인과 같은 숙소에 머물게 된것이다.  


세명의 일행에 껴서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한국인 두명은 같이 한국에서 출발한 일행이었고,  미국인 Isaac 은 둘째날부터 일행이되어 걷고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이 한국인 두명은 마지막 날이고, 고추장 튜브와 컵라면, 김이 있는데 주고 가겠다고 한다. 몇일동안 영 음식이 맞지 않아 빵과 과일로 세끼를 채우는 일이 많았는데, 우연히 만난 분들을 통해 가장 먹고싶었던 라면과 고추장을 얻게된것이다.


아마도 그분들도 한국음식이 그리울때를 위해 마지막까지 메고왔을 음식인데,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양보해준 마음씨가 너무 고마왔다. 몇일전 작은 성당에서 받은 종이에 있던대로 까미노에서는 나보단 남을 돕는 미덕이 길위에서 계속 펼쳐지는 듯하다. 이것이 많은 이들이 카미노를 두번,세번 찾게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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