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브런치에 다시 접속해보니, 작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밤늦게 스마트폰으로 한자한자 적었던 글이 보인다. 글 목록을 보니, 산티아고 도착을 몇일 앞두고 글이 끊어져 있다. 마무리가 없는게 아쉬어, 잘 도착했다는 글이라도 남겨 놓을 걸 하고 아쉬운 맘이 든다.
길을 걸은지 일년이 지났다. 하지만, 길을 걸을 때의 느낌은 모두 사라지고, 그런일도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록 모든 것들이 길 걷기 전으로 돌아온것 같다. 일상의 분주함도, 빠졌던 몸무게도, 삶의 고민들도 ... 모든 것들이 원래대로 회귀하고 있다.
그래도 다시 걷고 싶은 그 길을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꿈을 꾼것 같이 좋은 기억이다. 언젠가는 그길을 다시 걸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시 혼자 만의 여행이어도 좋고, 가족, 친구든 누군가와 함께 다시 걸어도 좋고, 고향과 같은 느낌으로 언제까지든 기다려 줄 것 같은 길이다. 길에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겠지만, 새로운 만남도 바로 친구로 만들어주는 길이니 뭐 어떠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