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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Feb 12. 2018

[리뷰] 모든 것이 되는 법

에밀리 와프닉 저 / 웅진지식하우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는 늘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그럴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내 마음에 불을 댕길 책을 찾아보는 것인데, 마침 어떤 모임의 송년회 이벤트가 서로 '책 선물하기'로 결정되었다. 그곳에서 내게 운명처럼 다가온 책이 바로 <모든 것이 되는 법(How to be Everything)>이었다. 2년 차 1인 기업가이자,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 나와 같은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이다. 참고로, 이 책의 부제는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저자 에밀리 와프닉(Emilie Wapnick)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커리어코치, 강연가, 블로거, 뮤지션, 디자이너, 법학도, 영화인으로서 활동하며, 2015년 발표했던 TED 강연 <Why some of us don't have one true calling (어떤 사람들에겐 하나의 천직이 없는 이유)>이 500만 조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한 자신을 '다능인 (multipotentialite)'이라는 생소한 명칭으로 소개한다. 즉, 관심사가 다양하고 활동분야 또한 많은 사람들을 뜻한다. 흔히 우리는 자신의 하나뿐인 '천직'을 찾으라는 충고를 많이 얘기하는데, 저자는 그 편견을 넘으라 한다. 



책의 도입부에서는 여러 가지를 하는 사람들이 꼭 깊이가 없는 '평범한'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고 얘기한다. 물론, 한 우물을 팔 일도 있지만, 다양한 분야를 빠르게 익히고 통합하여 큰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 방면으로 뛰어난 역사적 다능인들을 들자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벤저민 프랭클린,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자신이 그런 다능인의 기질을 가졌다면, 단순한 진로계획 보다 큰 인생의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다능인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형태의 직업을 갖거나, 일하는 방식이 같은 것은 아니다. 책의 두 번째 파트는 4개의 직업 모델을 설명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라 한다. 물론, 4개 중에 하나뿐 아니라, 모두 써 볼 수도 있다. 그중 첫 번째는 그룹 허그 접근법인데, 자신의 관심사를 모두 합쳐서 새로운 르네상스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악기 연주자가 단순한 연주 외에 인터넷으로 강의 하고, 지도서를 출판하며, 자선 연주회를 기획하면서, 인도주의 사업 일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모델은 슬래시 접근법으로, 여러 가지의 파트타임일을 병행하는 것이다. 물론, 그 일들을 동시에 하는 것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직업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맞는다. 세 번째 모델은 아인슈타인 접근법인데, 안정적인 경제기반의 직장을 두고 자신의 관심사도 실행해 보는 방법이다. 두 번째와 유사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필요한 직장이나 사업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므로, 그 안정 기반은 즐거우면서도 수입과 여가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마지막 네 번째 모델은 피닉스 접근법으로써, 불사조 피닉스가 잿더미에서 태어나듯이 몇 달이나 몇 년 동안 열정적으로 일을 한 이후,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생애 전체에 걸쳐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책에서는 박사과정까지 열심히 공부한 학문을 미련 없이 버리고, 새로운 일을 찾는 사례도 나온다. 이렇듯, 각자의 성향에 맞는 다양한 제안을 통해 과연 나는 어떤 접근법이 맞을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일상에서 이러한 접근법을 어떻게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의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을 얘기한다. 



이 책은 단순히 지금 힘든 일을 떠나 보다 좋은 조건의 일을 찾는 방법을 얘기하지 않는다. 나의 성향과 열정을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일을 찾자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꾸준히 안정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내가 다방면에 관심이 있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많을 때는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책에서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한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다. '다능인들은 너무 어려워질 때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너무 쉬워질 때 그만둔다.' 모쪼록 새해에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들을 더 많이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글은 월간 매거진 <나는 1인기업가다> 2018년 2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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