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처제 집에 놀러 갔습니다. 저랑 아내랑 처제랑 셋이서 간식을 먹는데 갑자기 처제가 Quiz를 냈습니다. <첫사랑에게 '잘 지내?'라고 문자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답은 맨 아래에 있으니 맞춰보세요) 아니냐고 했더니.. '역시 형부는 정답을 맞힐 줄 알았다'는 겁니다. Quiz를 틀렸으면 새해부터 큰 일(?)날 뻔.. 했지요. 하핫..
문득 아내가 냈던 몇 가지 Quiz가 생각났습니다. 아이를 낳고 조리원에 들어온 지 며칠 지났을 때였습니다. 아내가 "여보, 조리원에서 지내는 게 힘든데.. 오늘은 집에 가서 자요."라고 했습니다. 잠깐 고민을 했지만 "아니야, 난 당신 옆에서 자는 게 더 좋아."라고 말했습니다. 아내가 살짝 웃었고, 저는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어제저녁에는 글을 쓰고 있는데, 아내가 '오늘 아침에 욕실에서 작은 벌레를 봤어.'라고 했습니다.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무슨 말을 하지.. 머릿속은 RPM 7000까지 상승했습니다. 저는 '그래? 당신 놀랐겠다'라고 대답을 했고, 아내는 '다행히 죽어있었어'라고 했고, 무사히 벌레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아내의 질문에도 대답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평서문에 반응을 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내린 결론은 '아내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아내가 그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를 생각해보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못할 때가 70%는 넘습니다. 하지만 30% 정도, 즉 3할 정도의 출루율을 목표로 공부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내가 그런 대답을 원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어쩌면 아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내를 생각하고 답하는 것을 아내가 좋아한다는 겁니다. 모든 답은 질문에 있듯.. 아내의 질문에 답은 아내에게 있습니다. 오늘도 듣기 평가 100점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