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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의 존재를 무엇으로 증명하시나요?

by 좋은남편연구소

명함에 무엇이 쓰였느냐와 상관없이, 심지어는 명함이 있느냐 없느냐와도 상관없이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것이 가능할지가 어쩌면 우리의 명운을 가를 지도 모른다.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제현주 저, 161p)



오랜만에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발령은 아니고 3개월가량 자리를 옮기는 TF 발령입니다. TF발령이 처음은 아니고 기존 업무와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 크게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근무하는 건물을 옮기고 상대적으로 낯선 동료들과 일을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처음에는 약간 과장해서 '이직'한 것 같은 느낌까지 들더군요.


지금 회사에는 마케팅 경력직으로 입사를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획/전략 부서를 거쳐 인사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제는 커리어의 절반 넘도록 인사업무를 한 소위 '스탭'이 되었는데 오랜만에 '현업'으로 돌아온 겁니다.


한때는 전략팀/인사팀 소속이라는 걸 마치 '훈장'처럼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좋은 선후배를 만나면서 나의 현재 또는 과거의 소속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제'의 나로 인해 '오늘'의 내가 될 수는 있지만, '어제'의 나는 '내일'의 나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은 기회이자 위기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이번 TF는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업무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기존에 어떤 부서에서 일했는지, 기존에 어떤 일을 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더군요. 오로지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와 잘 융화되는가.. 이런 질문을 TF복귀 후에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그럴지는....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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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이맘때 출근길..


[직장생활 관련 글은 제가 근무하는 회사와 관계가 없고, 개인적인 의견임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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