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금융분야 스타트업의 퇴직률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1년간 퇴사자 수가 입사자의 1/3 이상이라서 낮은 수준은 아닌 듯했습니다. 게다가 2018년 말에는 인사팀 인력 절반이 퇴사를 했다는 소식까지 함께 전해지면서 조직문화와 인력관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면을 채웠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해 대표이사가 대통령에게 '주 52시간 근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말한 것 까지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기업은 이직 시 기존 직장의 연봉 1.5배를 지급하고, 스톡옵션으로 1억 원을 지급하는 곳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식대, 사내 편의점은 회사에서 지원하며, 휴가는 무제한이고, 본인이 원한다면 재택근무도 가능합니다. 게다가 연말에 개인별 평가를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고 '본질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라고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가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평가 제도였습니다. 평가 단위가 개인이 아니라 팀이었고, 함께 일하기 어려운 직원은 내부 의견 및 평가를 거쳐서 퇴직시키는 제도(삼진 아웃)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성향 하고는 딱 맞지 않지만 그래도 현재 운영되는 제도보다는 조금 더 효율적이며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삼진 아웃으로 퇴사한 사람은 창업 이후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회사는 설명했지요.
그런데 언론에서는 퇴직률이 높은 대표적인 이유를 '평가제도'라고 언급하면서, 회사에서 많은 직원들이 상호 평가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일찍 퇴근하기를 꺼려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는 괜찮을까요? 소위 '월급루팡'이라고 불리는 장기근속 직원들을 일부 직원들이 견뎌야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오래된 기업이 위기에 빠지면 '안일한 평가'가 역량 있는 사람보다는 정치적인 사람을 우대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했다..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근로자에게 좋은 기업도 없습니다. 사람마다 저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바뀌니까요. 변화의 시대에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제도를 시도하는 용감한 사람들을 지켜봐 주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메뉴가 있어야 사람들도 자신이 원하고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요.
Small things often.
* 일하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겁니다.
[직장생활 관련 글은 제가 근무하는 회사와 관계가 없고, 개인적인 의견임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