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Jan 19. 2020

결혼을 서두르고 싶다면 여친 부모님을 준비해서 만나세요

* 오늘 글은 남자가 여자 친구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따님을 주십시오'하면, 아버지께서 '내 딸을 부탁하네' 대답했다는 80년대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결혼에서 부모님의 영향력은 아직까지 존재합니다. 물론 누구랑 결혼하는가에 대해서는 부모님의 영향력이 거의 없어졌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생활하는 데 있어서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뿐만 아니라 축의금 문화, 무엇보다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변화가 빨리 일어날 듯 하진 않습니다.


1. 여자 친구 부모님을 뵙기 전에 본인에 대한 좋은 경험을 만들어 놓으세요.

성경에서 야곱의 이야기는 부담스러운 사람을 만날 때 꿀팁(라고 쓰고 꼼수라고 읽으면)이 됩니다. 신의 축복을 받고 싶어서 형(에서)을 속인 동생(야곱)은 '축복'을 받은 후에 도망갑니다. 시간이 흘러 야곱은 큰 부자가 되었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자신이 속인 형을 만나는 것은 여전히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형에게 선물을 먼저 보냅니다. (선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형은 동생을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여자 친구를 통해서 부모님께 선물을 보내면 좋습니다. 아프시다면 약을, 운동을 좋아하시면 장갑/양말 같은 소모품을, 지방에 계시다면 서울에서 딸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 예약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 너무 비싼 선물은 서로에게 부담이 되고, 명절에 과일 바구니 선물은 'one of them'이 될 뿐만 아니라 친척들에게 '남자 친구 있냐', '결혼은 언제 하냐' 등 청문회가 만들어질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내와 만나면서 장모님이 '달달한 것'을 좋아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물용 젤리와 '걱정시켜드리지 않도록 교제하겠다'는 편지와 함께 드렸습니다. (결혼 후엔 아내 몰래 직접 드리세요.)


2. 여자 친구 부모님과 첫 만남은 '면접'과 비슷합니다.

만나기 전에 선물이나 편지로 '좋은 경험'을 드렸다고 해도 직접 뵙게 되면 다른 상황입니다. 그저 본인은 서류전형만 통과한 것이라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부모님을 뵙기 전에 본인 소개를 어떻게 할지, 어떤 질문을 할지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부모님께서 사업을 하시는지, 회사를 다니시는지, 공무원이신지.. 어떤 분이신지 여자 친구를 통해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버님께서 공무원이셨다는 것을 파악했고 보수적인/성실하신 스타일의 어른들이 좋아하실 만한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아버님께서 '자네에 대해 내가 아는 게 없네'라고 하셨고, 저는 'S그룹'내 회사에 재직 중이며 '전략기획팀' 소속이고 '장교'로 군 복무를 했다고 소개를 드렸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요.


3. 여자 친구에게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세요.

사실 여자 친구 부모님이 교제를 응원하고, 결혼을 승낙했다고 해도 결혼이 빨라질 수는 없습니다. 결혼은 여자 친구와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자 친구의 인생에서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 지금 결혼을 하는 것이 본인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결혼 후 삶에 대해 어떤 걱정과 로망이 있는지.. 너무나도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사귀는 동안 남자 친구로 듬직한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남편'으로 당신을 생각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새로운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과정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 정성, 노력.. 이 있다면 조금은 '쉽게', 조금은 '즐겁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결혼과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Small things often.


* 지난해 아내 생일에 장인 장모님께 커플 파자마를 드리며...

매거진의 이전글 <볼드저널> '요즘 부부, 공생의 기술' 강연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