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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Jan 25. 2020

결혼이란 자신의 삶에 CCTV를 하나 추가하는 것

설날이지만 24시간 피트니스 센터는 단축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센터에 가서 1시간 빠른 걷기를 하고 왔습니다. 1시간 동안 트레이드 밀 앞에 설치된 TV에서 예능, 영화 등을 잠깐씩 돌려 봤습니다. 몇 번을 본 영화, 요즘 잘 나가는 드라마.. 그래도 채널을 가장 많이 채운 건 관찰 예능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카메라 앞에서 라면을 끓이고, 노래를 하고, 식사를 하고 아이를 돌봅니다.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들도 패널들이 볼 때는 '아.. 악!! 헉!! 응??' 하는 반응을 연속해서 만듭니다. 그러면 주변 패널들이 조언도 하고 핀잔도 줍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인정도 하고, (때로는) 본인의 말투나 태도를 바꾸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본인이 본인을 바라보고 개선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인 시선, 타인의 조언은 반드시 필요하지요. 


결혼 전에는 제 삶에 큰 문제를 못 느끼고 살았습니다. 물론 가끔 동료에게 실수를 하고, 주변에 결례를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로 자주 혼나지도 않았지요.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저도 몰랐던 제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가 말을 예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내가 '지적'을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아내는 그런 불편한 말도 '예쁘게' 했기 때문이죠. (물론 예쁜 말도 들을 때는 아프더군요.)


아내의 시선은 일종의 CCTV였고, 아내의 조언은 관찰 예능의 패널 같았습니다. 가끔은 '편집'도 있고, 패널의 의견이 '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새로운 관점이고, 들을 만한 의견이라는 겁니다. 이것이 결혼이 불편한 이유이자, 결혼이 어른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Small things often. 

 

* 누군가 제 모습을 지켜본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요. '야!!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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