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Feb 09. 2020

갈등에 관하여 : 치우거나 혹은 견디거나

가능하면 주말에 집안 구석구석 청소기를 돌려봅니다. 물론  아내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일입니다. 평일에도 틈틈이 청소기를 돌리는 등 나름 청소를 한다고 하지만 끝이 없음을 절감합니다. 어제 닦았는데 모니터 위에 싸라기눈처럼 쌓인 먼지를 볼 때, 방금 먹은 간식 덕분에 식탁 위에 수북한 쓰레기를 볼 때, 인덕션 주변을 닦아도 닦아도 때가 나오는 것을 볼 때면 '귀찮네'부터 허.. 얼'까지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렇게 무언가를 계속 치우다 보면 '갈등'이 '청소'와 비슷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1. 작은 것으로 시작되고 

청소가 바닥에 떨어진 비닐봉지, 머리카락, 먼지 같이 보이는 것에서 시작하듯 갈등도 말과 행동처럼 보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습관적인 말투, 작은 행동 같은 것들이 쌓여서 오해를 낳고 오해는 확신을 확신을 갈등을 만듭니다. 아무리 작은 일도 적절할 때 처리하지 않으면 큰일이 되어 일을 망칩니다. '내일 하자'라고 몇 번 하다 보면 집안뿐만 아니라 관계도...


2. 끝이란 없고 

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해도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청소할 것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내가 가지고 온 먼지, 내가 떨어뜨리는 머리카락, 욕실에서 씻고 닦으면서 만드는 물 때.. 이야기를 하고 함께 무언가 하다 보면 갈등이라는 게 생기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요. 모든 관계에는 견딜만한 갈등이거나 외면하는 갈등이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3. 그래도 해야 하는 것 

완벽하게 깨끗한 방이란 들어가지 않은 방이듯 갈등이 없는 관계가 없는 관계는 상관없는 관계일 겁니다. 그러니 때로는 적절히 넘어가기도 하고 작아도 중요한 문제라면 꺼내어 해결해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숨을 쉴 때 수많은 먼지를 마시지만 호흡은 하듯, 작은 가시가 양말 속에 들어가면 걸을 수 없듯.. 갈등의 수준, 상황 그리고 맥락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니 서로의 마음을 자주 말하고 듣는 기회가 많아야겠지요.


마지막으로 나 자신이 불안하고 걱정될 때 청소를 하는 것처럼(시험공부할 때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책상 정리이듯), 걱정이 많을 때 예민해지면서 지나칠 일도 갈등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주변 관리도 마음 관리도 평소에 잘해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우리들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Small things often. 


* 아담해서 청소하기 좋았던 신혼집 침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라푼젤>에서 말하는 '꿈이 있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