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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Feb 11. 2020

아이도 아빠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샌가 성장하겠지요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지만 그 외 다른 사교육은 한 번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숫자와 글이 조금 느린 편이긴 합니다. 그런데 작년까지만 해도 글을 모르던 아이가 어느 날 한 글자 한 글자 읽기 시작하더니 요즘엔 제법 글을 읽더군요. 숫자를 처음 읽을 때도 신기했지만 글을 읽는 모습은 조금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전문적인 선생님에게 배운 것도 아니고 엄마랑 하루에 10~20분씩 학습지로 배운 것뿐인데 글을 읽다니..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아이의 신체적인 변화도 몰라볼 정도입니다. 매일매일 보느라 잘 느끼지 못하다가 몇 달 전 사진을 보면 아이가 쑥 커버린 게 확연히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무릎에 앉혀도 품에 쏙 들어오던 녀석이 어느새 무릎에 앉으면 머리가 턱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그럴 때면 '크는 게 아깝다'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아이가 쑥쑥 자랄 일이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모습을 기다리려고 합니다. 


아이에게만 이런 성장의 순간이 있는 건 아닙니다. 성인이 된 우리에게도 그런 성장의 순간은 얼마든지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정진호 대표는 2011년 어느 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1년간 거의 매일 그림을 그렸습니다. 조금씩 그림실력이 향상되었고 어느덧 '행복화실'에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게 되었고, 지난해 7번째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정진호 대표님이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알고 지냈던 저는 정진호 대표의 초기 작품이 2점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https://social.lge.co.kr/people/drawing_start/


제가 2014년에 동료가 만든 '꽃꽂이 동호회'에 가입한 이유는 '임신한 아내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다'는 단발성 이벤트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내가 너무 좋아하고 주변 반응이 좋아서 계속 참석하게 되었고, 이제는 제가 좋아서 7년째 꾸준히 꽃을 잡고 있습니다. 아직은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혹시 압니까? 머지않아 제가 대한민국 유일한 60대 남성 플로리스트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요. 


오랫동안 함께 살아야 하는 부부는 서로에게 성장의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위를 취득하고, 어학 실력을 늘리는 것처럼 거창할 필요는 없겠지요. 유튜브에서 배운 새로운 요리를 도전하고, 홈트레이닝으로 스쿼트 횟수를 늘려보고, 산책 코스를 개발하는 것처럼 평소에 해온 것들,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도전해보고 서로 응원하고 개발해 나가면.. 우리 집 요리사, 우리 집 산책 전문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Small things often. 


* 요즘은 스스로도 '제법인데?'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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