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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Jan 26. 2020

'기분 안좋아?'라는 말이 더 기분 안좋게 할 수도..

가끔 아내 표정이 어두운 날이 있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까진 알겠습니다.(그걸 알아채는 것도 훈련이 필요한 사람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알고 보면 대부분 원인 제공은.. ) 그렇다고 아내의 기분을 알아준다, 혹은 풀어준다며 '기분 안 좋아?'라고 직진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마치 배가 아프다고 하면 배에 빨간약을 바른다는 오래전 군대유머 같은 겁니다.


1. 아내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분 즉 감정은 '좋다' 또는 '안 좋다'로만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무지개도 그 사이에 수많은 색깔이 들어있듯, 같은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도 다릅니다. 병명을 알아야 치료를 하듯, 감정을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습니다. 아내가 민망함이나 부끄러움을 느끼는 상황에서 '기분 안 좋아? 괜찮아!'라고 하면 울고 싶은 아이에게 뺨을 때린 것이고 아내가 화가 난 상황에서 '기분 안 좋아?'라고 물어보면 불난 곳에 기름을 끼얹는 상황이 됩니다.


만약 아내가 '지금 내 기분은 어떻고, 당신이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할 경우도 있지만 흔치는 않을 겁니다. 본인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상대방이 원인 제공자이자 '남편'이라면 말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원인 제공이 본인이 아니라고 확신이 든다면, 그럴 때는 '지금 기분이 어때? 걱정되네..' 정도로 물어보는 게 낫습니다.  


2. 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자주 표현해야 합니다.

기분이 좋다, 기분이 안 좋다 같은 이분법적인 표현이 아니라 뿌듯하다, 자랑스럽다, 홀가분하다, 서럽다, 억울하다, 화난다.. 같은 다양한 표현을 적절히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말로 표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화를 내는 것'과 '화가 난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요. 감정을 표정으로 행동으로 표출하기 전에 잠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실 것을 권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인가 말이죠.


글은 이렇게 쉽게 썼지만 실천하기는 아직 너무 어렵네요. 아마도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동안 해야 할 숙제인 듯합니다. 인류 최대의 난제 중 하나인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너 자신의 감정을 알라'는 말이 아닐까요. 그만큼 어렵고 복잡한 일이니까요. 우리 모두의 건투를 빕니다.


Small things often.


* 우리의 감정처럼 같은 시간, 같은 하늘이지만 너무나 다양한 색이 펼쳐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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