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감정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호르몬은 '옥시토신'으로 그 효과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을 넘지 못한다고 합니다. 결혼 전 연애기간이 평균 11개월(출처 : 아주경제, 2018.07.04) 남짓임을 감안하면 결혼의 결정은 호르몬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지요.
결혼시기(초혼 기준)가 최근 10년간 2살 정도 늦춰졌는데(출처 : 디지털타임스, 2019.03.20), 평균 수명은 최근 20년 사이에 7~8세 길어(출처 : 서울경제, 2019.12.04) 졌습니다. 결혼시기(초혼 기준)의 늦춰짐보다 평균수명이 길어진다는 건 '결혼생활'이 늘어난다는 뜻이겠지요. 물론 그만큼 결혼 인구도 줄고, 이혼도 늘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생기고 있지만 부모 세대에 비해 결혼을 늦게 할 뿐 결혼생활은 훨씬 길어지는 것은 팩트입니다.
점점 더 오래 함께 사는 부부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와 역할을 할까요.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연인의 사랑과 오래된 연인의 사랑이 다른 모습이듯, 부부도 연인과는 또 다른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연인이 부부가 되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사랑 세포'가 줄어들어 새로운 '사랑 세포'가 필요합니다. 다만 연인과 부부의 '사랑 세포'는 형성 방식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연애시절 '사랑 세포'가 한방에 기운을 북돋는 포도당 링거로 만든다면, 부부에게 '사랑 세포'는 매일매일 챙겨 먹는 비타민처럼 조금씩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연애 시절엔 화장을 하고, 차려입은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러웠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씩씩하고 쿨한 모습에 놀라고 '심쿵'하기도 합니다. 죽으라면 죽는시늉을 하던 남자 친구도 좋지만 회사가 바빠도 아내가 부탁한 것을 잊지 않는 모습도 '심쿵'합니다. 그런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말하는 겁니다. '좋다', '예쁘다', '고맙다', '최고다'라고 말이죠. 그것이 저희 부부에게는 '비타민'입니다.
'똑같은' 사람과 매일 만나는데 어떻게 '새롭게' 볼 수 있느냐고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나이, 상황, 배우고 느끼는 바에 따라서 사람은 계속 변한다고 믿습니다. 마치 오늘의 한강과 내일의 한강이 같지만 출근길에서 볼 때와 퇴근길에 볼 때는 다를 수 있지요. 저만 그런가요?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