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식사를 하는데 아내가 '어젯밤에 현빈이 꿈에 나왔어. 우리 담임 선생님이더라구. ㅎㅎㅎ' 요즘 아내의 최애는 리정혁 대위입니다. 주말이면 <사랑의 불시착>을 보기 위해 준비하고, 시청하는 동안은 초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질투가 났지만 꾹 참았지요.
나 : 학교? 당신이 학생이었어?
아내 : 응, 고등학생이었어
나 : 북한말 썼겠네.
아내 : 아니, 남한말 썼어. 머리도 길어서 위로 세웠어.
나 : (속으로) 후라이까지 말라.
나 : 좋았겠네. 현빈이 꿈에 나와서.
아내 : 응. 정말 얼굴을 또렷하게 봤다니까. (혼잣말로)복권을 사야하나..
아내가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라는 말을 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스토브 리그>나 우리 부부 모두 좋아하는 <이태원 클라쓰>도 현실과 조금 떨어진 것은 매한가지니까요.
아내가 무언가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좋은 일입니다. 본인의 건강과 부부 관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아내가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가 합당한 지.. 그것은 남편이 고민하고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내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감사한 존재로 보는 게 좋다고 봅니다. 오히려 아내가 좋아하는 것, 관심을 가지는 것이 없다면 그것을 함께 찾아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호기심과 애정은 우리 삶에 생기를 주는 원동력이니까요.
Small things often.
* 아내의 힘찬 발걸음.. 오늘 밤에도 리정혁 대위가 꿈에 나오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