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영어 선생님께서 '오늘은 친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하시더군요. 영어로 말을 해야 해서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 수업을 마쳤지만 친구에 대한 고민을 더 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친구라는 개념에 동갑이라는 전제조건이 있는 편이라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친구'라는 단어보다는 동료, 지인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해져 가더군요.
사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어린 시절 친구를 중년이 되어도 만나는 장면을 보면 부러워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재수생, 이사 등을 거치면서 친구들과 소원해졌거든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스무 살 넘어서 알게 된 친구가 꽤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대학원에 와서도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지요.
제가 '이 사람은 나의 친구인가?'라는 질문에 'YES'라고 말하는 사람에 대해서 갖는 기준은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인사입니다. 오랜만에 만났어도 어제 만난 것처럼 인사하고, 언제 만날 지 몰라도 내일 만날 것처럼 인사하는 사람인가.. 두 번째는 대화입니다. 뜬금없이 위로도 할 수 있고, 망설이지 않고 독설을 날릴 수 있는가.. 즉, 시간의 공백이나 대화 사이에 감정의 공백을 충분히 메꿀 수 있을 정도의 신뢰가 있다면 '친구'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친구들 덕분에 학교도 졸업하고, 회사도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들에게 좋은 친구로 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요. 그 누구보다 가장 좋은 친구인 아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하핫..
Small things often.
* 요즘엔 보기 어려운 골목길을 볼 때면 어린 시절 생각이 더욱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