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요일까지 출근을 해서 일을 하게 되었네요. 그나마 토요일에 가족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감사해야 했습니다. 월요병을 없애는 데는 일요일 출근이 좋다는데.. 정말 그런지 내일 한번 봐야겠네요.
열 시가 다 되어 일요일 저녁 지하철에 올라탔습니다. 평일엔 매일 라디오 팟캐스트를 퇴근길에 듣는데, 버릇처럼 이어폰을 켜고 팟캐스트를 찾아보니.. '어?' 새로운 에피소드가 없더군요. 그제야 '아.. 오늘 일요일이지..'하고 지체 없이 유튜브를 켰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그냥 사람 구경, 풍경 구경하면서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어폰을 뺏습니다.
늦은 저녁이기도 했지만 평일과는 다르게 듬성듬성 자리가 있는 여유 있는 지하철 풍경을 즐기고 싶었거든요. 이어폰을 빼고 가만히 앉아보니 생각보다 지하철 소리는 컸고..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고 있었습니다. 드문드문 마스크 너머로 열심히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고, 무엇보다 한강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매일 이곳을 두 번 지나갔는데.. 이런 좋은 풍경을 놓쳤구나 싶더군요.
저처럼 이어폰을 꽂은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마음 편히 큰 소리로 전화를 하고, 알 수 없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감상하는 분도 계셨지만.. 집과 회사 외엔 항상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는 제겐 신선한 자극이었습니다. 물론 오래 듣기엔 조금 힘들더군요. 다행히 내릴 역이 빨리 왔네요.
매일 같이 지나온 길인데.. 눈과 귀에 담기는 자극이 이렇게 다르다니.. 마음을 달리 먹으면 업무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몇 시간 후에 출근길은 부담이 되네요.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