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라면을 참 좋아합니다. 학생 시절엔 최소 주중 2~3번은 먹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주말에 한번 정도는 꼭 챙겨(?) 먹었지요. 아내가 면보다 밥을 선호하는 편이라 결혼하고 라면을 먹는 일은 줄었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번 정도 먹는 수준이 되었지요. 그래도 여전히 주말 오후가 되면 라면 먹을까.. 하면서 기회를 살핍니다.
어제 점심에 드디어 라면 먹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기쁜 마음에 찬장 서랍을 열었지요. 그런데 수납장에 있는 라면 중 한 개를 보니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있었습니다. 처음 라면을 샀을 때는 '적어도 이전엔 다 먹겠지'하면서 샀는데 말이죠. 라면 유통기한은 구입할 때는 꽤 긴 것 같은데 막상 지나고 보면 참 짧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세상 모든 것에는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그것이 보이는 것과 안보이는 것의 차이가 있을 뿐..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오지 않을 것 같은 주말도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서 다시 월요일 아침이 되고, 눈깜빡할 사이에 어느덧 마흔을 넘겼고, 입사 당시에 한참 어른으로 보였던 그 직급에 올라왔지요.
조금 있으면 아내와 결혼 2300일입니다. 아내와의 결혼 100일 기념일을 챙길 때 마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말버릇처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마지막이 있을 겁니다. 그 마지막이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어느덧 4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5일 후에는 다시 주말이 오겠지요. 유통기한이 있는 이번주도 열심히 즐겁게 지내보려는 다짐을 해봅니다. 아.. 그리고 라면의 유통기한을 아는 것과 유통기한이 되기 전에 라면을 먹는 것은 다르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 다음엔 놓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