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부터 아내에게 치과를 다녀오면 연락주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내는 가려고 한다고 답을 했습니다. 오후에 휴대폰을 몇 번 만지작 거리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찰나.. 아내가 앞니가 빠진 채 웃고 있는 소녀 사진을 보냈습니다. 아내에게 '아이고.. 당신 고생했어요'라고 답문을 보냈습니다.
퇴근길에 꽃집에 들려서 꽃을 샀습니다. 그리고 맥도널드에 들려서 해피밀 세트를 샀습니다. 장난감으로는 딸아이가 좋아할 만한 판다를 골랐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딸아이가 앞니가 빠진 채 웃으며 '다녀오셨어요'라고 배꼽인사를 했고, 저는 무릎을 꿇은 채 '앞니 빠진 거 축하해'라며 선물을 줬습니다. 항상 엄마에게 더 큰 꽃을 준 아빠가 오로지 자신에게만 꽃을 주는 게 뿌듯하고 신이 났는지 아이는 '내 꽃이야'라며 좋아했습니다.
걸음마를 걷고, 말을 하고, 혼자 밥을 먹고, 글을 읽고... 이제는 유치가 빠지면서 딸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저와는 한 걸음 멀어진 듯합니다. 아직은 제 품에 있지만, 언젠가는 저를 떠나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겠지요. 제가 그랬듯 말입니다.
* 마타르카리아의 꽃말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