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야근을 하느라 딸아이가 잠든 후에 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최근에 야근이 많지 않아서 저녁에 놀아주는 아빠를 하다가 다시 원상복구(?)가 된 겁니다. 감사하게도 딸아이가 아직은 아빠가 놀아주는 것을 좋아해서 제가 갖고 오는 간식과 제가 읽어주는 책을 기다리고 있지요.
나 : 내일은 아빠가 회사 안 가니까 많이 놀아줄게.
딸 : 와!! 근데 왜 회사 안 가요? 내일이 주말이에요?
나 : 아.. 아니,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야.
딸 : 부처님? 부처님이 누구야?
나 : 음.. 스님.. 그러니까 그 머리가 없는.. 아.. 그게..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처럼 석가모니라는 분이 태어나신 날이야.
딸 : 난.. 모르겠다..
나 : 크리스마스 알지?
딸 : 응, 겨울 맞지?
나 : 맞아.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무슨 날이지?
딸 : 어.. 선물 받는 날?
나: 아..
더 이상 이야기하다가는 '부처님 오신 날'도 선물을 줘야 할 것 같아서 대화를 급히 마무리 지었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그것 만큼은 딸아이가 잊지 않길 바라면서 말이죠.
Small things often.
* 아빠랑 놀이터에서 노는 걸 좋아해 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