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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오늘 주말이에요?'라고 묻는 딸아이

by 좋은남편연구소


주말에 거의 집에만 있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진 건지 주말이면 집 밖을 돌아다닌 기억이 희미해져 갑니다. 딸아이는 숨바꼭질, 컵 쌓기, <신데렐라> 감상, 그림 그리기, 책 읽기 그러다가 지겨우면 집 앞 마트에서 간식 사 와서 먹기.. 감사하게도 아직은 엄마 아빠랑 함께 하는 모든 것을 즐거워합니다. 목욕이랑 잠자는 것 빼고요.


그렇게 이틀 내내 딸아이와 붙어있다가 월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출근하려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있는데, 딸아이가 몸을 쭈욱 늘리고는 눈을 비비며 "아빠... 오늘 주말이에요?"라고 묻는 겁니다. 그래서 "아니야. 오늘은 월요일이야. 주말은 다섯 밤 더 자야 해. 아빠는 회사 갔다 올게.." 아이는 아쉬운 표정(제가 보기엔)을 지으며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아이의 눈빛이 마음에 걸려서 점심 식사 후에 아내에게 영상통화를 걸었습니다. 잘 놀고 있는지, 엄마는 힘들게 하지 않는지 궁금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는 신나게 놀고 있었고, 아내는 벌써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장난감 '퍼즐'을 보여주면서 '아빠, 주말에 하자요!' 하며 영상 통화를 마쳤습니다. 언제까지 아빠를 찾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아이가 아빠랑 놀려고 주말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Small things often.


스샷 3.png

* 지금 동네에는 맥도널드가 없어서.. 주말에 종종 갔던 맥도널드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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