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내의 대답은 "은서가 저걸 가리키면서 '엄마 어때요?'라고 하더라고. 자기가 향초를 꽃병 옆에 나란히 놓았다면서 말이야. 근데 나름 괜찮지 않아? ㅎㅎ"였습니다. 딸아이는 시각적인 감각이 꽤 발달한 편입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경험을 종종 했었습니다. 얼마 전에 파란색 곰이 주인공인 그림책을 하나 샀는데, 딸아이는 책 표지를 보더니 어디서 봤다는 겁니다. 아내는 곰이 다 비슷하지 이러자 아이가 "맞다!" 하더니 식탁에 있던 물티슈를 가지고 와서 "여기에 있는 곰이랑 똑같네"라고 해서 아내를 놀라게 했지요. 똑같은 캐릭터가 그려진 물티슈였거든요.
나 : 여보, 은서가 눈은 나를 닮은 것 같지? 나도 시각이 좀 예민하잖아.
아내 : 맞아. 당신이 눈썰미가 있는편이지..
나 : 그치? 그래서 내가 당신이랑 결혼한 거야. 예뻐서.. 하핫
아내 : 그럼 나는 어디가 발달한 것 같아?
나 : 음.. 당신은 시각보다는 청각이 발달했지.
아내 : 그렇지.. 그럼 시각은 안 발달해서 당신이랑 결혼한거야? ㅎㅎ
나 : 응?? 그렇게... 되나??
결혼 7년 만에 아내가 저랑 왜 결혼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딸아이의 재능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조금 씁쓸하군요.
* 자나 장미의 꽃말은 '끝없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