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는 후배가 결혼에 대해 조언을 구할 때면 먼저 '남자 친구/여자 친구가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하는지, 싫어하는 일을 안 하는지' 물어봅니다. 결혼을 한다는 후배에게도 비슷한 조언을 합니다. '배우자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세요'라고요.
좋아했던 일을 계속 하기는 어렵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남편/아내가 변했다고 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했던 일이 꽤 있습니다. 맛집과 선물로 이벤트를 했던 사람은 이제 '생활비 통장'을 함께 쓰는 배우자가 되고, 피트니스를 빠짐없이 다니던 사람은 이제 '욕실 청소'를 함께 해야 하는 배우자가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결혼 전과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면 본인의 선택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건 바뀔 수 있어도 싫어하는 건 잘 안 바뀝니다.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것을 지금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금 좋아하는 배우,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노래도 시간이 지나면 '아.. 내가 좋아했었지..' 또는 '어? 내가 좋아했었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좋아하는 일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의해서 경험할수록 만족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맛있는 빵도 계속 먹으면 질리는 법이죠. 그런데 싫어하는 것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벌레, 축축함, 지각 등 싫어하는 것은 감정과 경험이 결합되는 경우가 많아서 웬만한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불호'가 계속 유지되지요.
누구에게 호감을 느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우리는 '결혼'을 고민합니다. 사귀면서 '아.. 이 사람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하는 부분이 있어도 그냥 넘어갈 때가 있습니다. 지금 좋아하는 감정이 크고,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 함께 생활을 하다 보면 즐거운 일은 만들기 어렵고, 싫어하는 일은 생기기 쉽습니다. 즉 점수를 따는 일은 어려운데, 점수를 잃는 일은 쉽게 되는 겁니다.
오래가는 관계의 비밀은 '좋아하기'보다는 '싫어하지 않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태도나 행동 또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고, 남자/여자 친구에게 내가 싫어하는 모습이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그런 모습이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그것이 건강하고 오래가는 관계의 첫 단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Small things often.
* 아내는 하루에 밥을 두끼 이상은 꼭 먹어야 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길 바랍니다. 건강을 위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