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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May 14. 2020

달달한 표현은 달달한 음료보다 달달합니다

어제 저희 부부의 최애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이 끝났습니다. 시간상 본방 사수는 한 번도 못했지만 감독, 작가, 배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나이 마흔 넘어서 드라마에 빠질 줄은 몰랐는데, 아버지께서 어머니와 함께 드라마를 집중하기 시작한 때가 쉰 살 조금 넘으셨을 때니까.. 아버지보다는 조금 일찍 온 듯합니다. 하핫


그동안 매회 두 주인공의 행복과 슬픔을 5:5로 섞어서 '단짠 드라마'로 만들었던 작가님이 마지막 회는 작정하고 '달고나 커피'를 들이부으시더군요. 이정훈 앵커(김동욱 분)가 여하진 배우(문가영 분)에게 '내가 그 말했나요? 여하진 씨 많이 사랑한다고?'라고 하는 장면에서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어? 저거 표절인데. 내가 당신한테 하는 말이잖아!"라며 아내를 봤습니다. 아내는 집중해서 드라마를 보고 있더군요. 그래서 아내에게 "만약에 '내가 그 말했나요? 당신 참 예쁘다고?'까지 했으면 저건 완전 표절이라고~"라면서 계속 말을 했더니, 아내는 피식 코웃음을 치더군요. 


잠들기 전에 아내에게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표현의 빈도는 제 입장에선 자주인데, 아내는 종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아내는 '왜 꼭 불을 끄꼬 얼굴 안 보일 때 예쁘다고 해?ㅎㅎ'하며 핀잔을 줍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아내가 웃고 있는 것 같은 건 제 기분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달달한 음료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듯 달달한 표현도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달콤한 말은 할 때도 좋고, 들을 때도 좋기 때문에 참고, 견디고, 아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만약 매일 아침에 공짜로 돈이 들어오는데 그날 쓰지 않을 경우 사라진다면, 아마 한 푼도 남김없이 쓰시겠지요? 저는 애정 표현이 마치 '그날 사라지는 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날의 표현은 그날 모두 모두 쓰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Small things often. 


* 아내가 좋아하는 음료는 '생크림 가득 핫초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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