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쓰는 편지의 정석 <그린 북>

by 좋은남편연구소

지난 해 본 영화 중 최고를 꼽자면 저는 <그린 북>과 <벌새>를 꼽았습니다. 만약 하나만 선택한다면 <그린 북>입니다. <그린 북>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여전히 남아 있는 60년대 미국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분 / 흑인)가 운전기사인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분 / 백인)와 함께 가을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남부 지역 순회 공연을 다니며 겪은 실화 기반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남북전쟁을 생각해 볼 때, 목화 등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남부 지역에서는 흑백 차별이 더욱 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흑인이 안전하게 먹고 쉴 수 있는 식당과 숙소를 소개한 가이드 북이 바로 <그린 북>입니다. 두 사람의 연기 뿐만 아니라 멋진 풍경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죠. 수많은 명장면 그리고 명대사가 있지만 제 마음을 사로 잡은 장면은 돈 셜리가 토니에게 편지 쓰는 걸 도와주는(대신 써주는) 장면입니다.


토니의 아내가 '편지를 써달라'는 부탁을 했기 때문에 토니는 의무감으로 틈틈히 편지를 씁니다. 아내에게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봤는지.. 마치 일기처럼 편지를 쓰는 토니에게 돈 셜리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물었고, 토니는 "뭐.. 보고싶다. 그런거죠"라고 답했습니다. 돈 셜리는 웃으며 "그럼 그걸 쓰세요. 다른 사람들이 쓰지 않는 방식으로 말이죠."라며 몇 구절을 읊어줍니다.


당신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쉬운 일이었습니다.

나는 지금부터 매시간, 매분 그리고 매초 시간을 재겠습니다. 당신을 다시 품에 안을 때까지..


돈 셜리의 도움으로 엄청나게 개선된(?) 남편의 편지를 읽으며 토니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고 심지어 친구들에게 읽어주면서 엄청난 부러움을 삽니다. 편지 한장으로 울고웃는 모습에 남편들은 어이없다는 듯 그냥 지나칩니다.


저는 모든 선물에서 손편지는 '화룡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지 한 장만으로도 가성비 뿐만 아니라 가심비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남자들에게 편지는 어린 시절 숙제로 한 '부모님께 쓰는 편지'와 군대 시절 받았던 '위문편지'가 익숙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브런치에 유입되는 키워드 top20 중에서 5개가 바로 손편지 쓰는법, 부부의 날 편지, 아내에게 쓰는 편지, 손편지 예시, 편지 쓰는법 입니다.


돈 셜리처럼 멋진 표현이 어렵다고 해도 '당신의 마음'을 정기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를 만들면 어떨까요? 어려우시다면 제가 종종 공유하는 글을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K_DHPxE2Xg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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