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동안 TF로 발령을 받으면서 다시 야근 모드가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주부터 이번 주는 거의 11시 넘어서 집에 도착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라떼는 말이야..'라고 할 수 있는 사원/대리 시절엔 거의 매일 그렇게 일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일하기엔 너무 힘들더군요. 하핫..
아무도 없는 아파트 놀이터를 지나 어둠이 깔린 아파트 관리실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습니다. 현관을 열었더니 거실엔 이미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문에 꼬불꼬불 글씨로 뭔가 쓰여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내가 잠 안 자고 있을 때 와요'라고 딸아이가 쓴 협박 편지였습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침에 딸아이가 혼자서 써서 직접 붙여놨다면서 '엄마, 내가 아빠한테 편지 썼어요'라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딸을 키우면 잔소리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선배들 이야기도 생각났지만, 언제 이렇게 컸나.. 아직은 아빠랑 노는 게 좋구나.. 이런 게 딸 키우는 재미네.. 라면서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을 했습니다.
딸아이는 저를 보자마자 '아빠, 내가 쓴 편지 봤어요? 그래서 오늘 일찍 온 거예요?'라면서 숨바꼭질, 풍선놀이를 하자고 제 손을 잡아당깁니다. 참 고마운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