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프로모션에서 유지보수 그 사이에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꼬시기(?) 위해서는 열심히 프로모션을 해야 하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유지보수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물론 프로모션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마치 오른손만 쓰던 사람이 양손을 쓰는 것과 비슷한 셈이지요. 하지만 어렵다고 힘들다고 포기해선 안됩니다.
양육은 성장과 성숙 그 사이에 있는 듯합니다. 자녀는 육체적으로 성장을 하고, 부모는 정신적으로 성숙을 하는 것이지요. 자녀는 할 줄 아는 것, 하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다가 하나씩 배우고 익힙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도전하고 있다는 것,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켜보고 때로는 통제하는 것이 부모에겐 성숙의 기회이자 과제인 듯합니다.
수십 년간 자신의 성장과 성취에만 관심을 갖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타인의 성장과 성취를 지원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시속 60km로 달리던 차가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바로 멈추지 않듯, 혼자서 타던 자전거에 누군가를 태우고 달리면 운전도 어렵고 속도도 나지 않듯 말이지요. 하지만 어렵다고 힘들다고 포기해선 안됩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렵지만 성숙할 기회가 많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습니다. 아마도 제 남은 평생에 그런 기회가 계속 오겠지요.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겠지만 계속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그때는 아내와 딸아이가 도와줄 거라 믿으면서 말이죠.
아이가 성장한 만큼 부모로 나는 성숙했는지 물어봅니다. 스스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란 어렵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저녁마다 저를 기다린다는 것, 아내가 '아직은 좋은 아빠'라고 말해주는 것으로 조금은 성숙했다고 믿어봅니다.
Small things often.
* 딸 아이가 처음으로 제게 보내준 카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