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접속을 하면 '과거의 오늘' 메뉴를 꼭 눌러봅니다. 최근에는 보기만 해도 흐뭇한 작년 휴가 사진들이 보입니다. '언제 또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하다가 문득 작년 이맘때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생각났습니다. 출국하는 날에도 오전에 출근해서 신입사원들과 면담을 했었거든요.
지난 1년간 회사에 잘 버텨준 후배들에게 축하 메일을 보냈습니다. 매번 변화를 겪은 회사였지만 특히나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1년간 고생했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말이죠. 한 시간이 지나서 1명에게 회신이 왔습니다. 그런데 편지 내용이 엄청 진지하고 각이 잡혀있는 겁니다. 입사지원서 같은 비장함까지 느껴지더군요. 순간 잊고 있었던 그들과의 나이차, 직급 차를 느끼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는 추가 회신이 안 오는 겁니다. 답장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마음이 조금 헛헛한 것을 보니 뭔가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무릎반사처럼 '라떼는 말이야.. 선배가 축하 메일을 보내면 메일이 다 열리기도 전에 감사 메시지를 썼지..' 정도는 아닐지라도.. 결국 저도 어느새 으르신이 되어가는 거 같았습니다.
바라는 것이 있으면 이야기하고, 바라는 것이 없다면 바라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자신이 보였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이 지혜인데, 아직 지혜는 부족했던 거죠. 앞으로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이야기하고 바라면 안 되는 것 또는 바라기 어려운 것이라면 행동에 옮기기 전에 한 번 더 고민하기로 자신과 약속을 해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