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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Aug 04. 2020

전적으로 너 자신을 믿으셔야 합니다.

택시를 타면 기사님께서 경로를 물어보십니다. '알아서 가주세요'라고 하면 '네가 경로를 말하지 않으면 나는 가지 않겠다'는 느낌으로 경로를 취조(?)당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막히는 시간이라면 책임소재부터 괜한 오해까지 다양한 이유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자정 즈음되면 어디로 가든 비슷한데도 답을 원하는 분에게는 "네비대로 가주세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강남지역에서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지인께서는 '니 인생은 네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고 합니다.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원은 그날의 과제를 모두 해야 집으로 보내는 것이 규칙인데, 어느 날 아들이 선생님에게 '저희 엄마가 제 인생은 제거라고 했어요'라면서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집에 왔다는 겁니다. 며칠 후에 학원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어머니께서 ㅇㅇ에게 그러셨다고 들었습니다.'를 시작으로 '그러면 안된다. 학원의 규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해주세요.'라는 요청을 하셨다고 합니다.


택시기사분에게는 '나에게 어떤 것도 부담을 주지 말아라'라는 느낌을 받고, 학원 선생님에게는 '나에게 모든 것을 맡겨라'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보면 완전히 시키거나, 완전히 맡기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듯 하지요. 그렇지만 세상에 달고나 아니면 마라탕만 존재하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럴 순 없습니다.


두 상황의 공통점은 '주체성'의 결여라고 생각합니다. 사용료라는 핑계, 전문성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삶에서 조금씩 주체성을 놓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층간소음마저 남에게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게 되었을까요. 내가 해야 하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하는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Small things often.


* 저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그리고 함께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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